꼭두서니 뿌리는 따뜻한 적을, 레세다 잎은 맑은 노랑을, 호두 껍질은 깊은 갈색을 선물합니다. 낙엽송 수피가 올려주는 은은한 황토빛과, 들에서 만난 개자리 꽃잎의 예상 못한 올리브빛이 솥에서 서서히 깨어납니다. 채집량은 최소로, 기록은 꼼꼼히, 색은 겹겹이 쌓아 올립니다.
빙하에서 내려오는 물은 미네랄 구성이 순해 염료 분자의 결합을 돕습니다. 명반은 기본 매염을 안정시키고, 철은 색을 어둡게 가라앉히며, 구리는 은은한 청록을 밀어 올립니다. 온도는 천천히 올리고, 식힐 때는 뚜껑을 덮어 시간과 산소가 조용히 일하도록 기다립니다.
베르가마스카와 티롤 양에서 얻은 섬유는 굵기가 다르고, 지방의 향도 서로 다릅니다. 초벌 세척에서는 과도한 비누를 피하고, 섬유가 뒤엉키지 않도록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빗질은 바깥에서 안으로, 짧은 스트로크로, 리듬을 살려 천천히 진행합니다. 건조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통풍이 좋은 그늘에서 결을 펴며 하루 이상 충분히 기다립니다.